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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흑백영화 5편 ‘누벨 바그’의 문을 열다

독립영화 및 외국어영화 전문 플랫폼 OVID.tv는 2월 들어 프랑스 영화에 ‘누벨 바그’ 운동이 들어서기 전 시기인 50년대와 60년대 초의 영화 다섯 작품을 스트리밍하고 있다.     제작자, 작가로 활동했던 마크 알레그레(Marc Allegret)의 작품 세 편과 작가, 비평가, 배우로 활동한 자크 도니올 발크로즈(Jacques Doniol-Valcroze)의 작품 두 편인데 모두 최근 리매스터 작업을 거쳐 보다 선명한 화질로 재생된 프랑스의 흑백 고전들이다.     두 사람은 모두 프랑스 누벨 바그의 대표주자들인 자크 리베트, 프랑스와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에릭 로메르 등과 함께 전통적인 영화 관습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던 누벨 바그를 이끈 감독들이다.     대표적 서정파 감독 알레그레는 누벨 바그 열풍을 이끌며 프랑스 영화계에 지울 수 없는 획을 그은 배우 장 폴 벨몽드를 처음 발굴한 감독이다. 알레그레의 ‘퍼니 선데이’에 출연하면서 벨몽드는 고다르의 눈에 들었고 고다르의 데뷔작이면서 누벨 바그의 신호탄으로 칭해지는 ‘네 멋대로 해라’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발크로즈는 누벨 바그 운동의 핵심이 됐던 유명 영화전문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공동 창립자였다.     ▶줄리에타(Julietta, 1953)   누벨 바그 영화의 대표적 여배우 잔느 모로가 출연하는 코미디. 젊고 아리따운 줄리에타(대니 로빈)는 귀족 출신의 나이 많은 남자와 마음에 없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녀를 태운 기차가 잠시 멈추고 줄리에타가 내린 사이 기차는 떠나버린다. 줄리에타는 젊고 잘생긴 변호사 안드레를 만나게 되고 그의 환대를 받으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안드레에게는 이미 약혼자 로지(잔느 모로)가 있다. 세 남녀를 중심으로 삼각관계의 드라마가 정신없이 펼쳐진다. 마크 알레그레의 연출이 이 돋보이는 소극 형태의 개그와 사회 풍자, 로맨스 코미디 및 버라이어티쇼의 요소가 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  (L'Amant de lady Chatterley, 1955)   대담한 성 묘사로 출간 직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D.H. 로렌스의 소설을 마크 알레그레 연출로 영화화한 이 작품 역시 첫선을 보이자마자 세계 각지에서 상영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다국적 스타들을 캐스팅하여 제작된 것도 특이 사항 중 하나다. 중산층 출신의 교양을 지닌 여성 콘스턴스(다니엘 다리유)는 1차 세계대전 와중에 귀족 클리포드 채털리와 결혼한다. 클리포드는 전쟁에서 하반신 마비가 되어 돌아오고 콘스턴스는 남편을 간호하는 데 전념하지만 점점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금이 가지 시작한다.     재산을 상속할 아들을 갖고 싶었던 클리포드는 콘스탄스에게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어 아들을 낳아달라고 부탁한다. 마음이 더욱 산란해진 콘스탄스는 산지기 올리버 멜라즈(에르노 크리사)에 끌리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클리포드는 콘스탄스가 멜라즈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에 격노하고, 이런 그의 태도에 충격받은 콘스탄스는 남편과의 결혼을 청산하고 멜라즈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 콘스턴스 역의 다리유는 이 작품 외에도 '적과 흑', '나폴레옹' 등의 작품에 출연, 문학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2009년작 '버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그녀에게 바치는 오마주였다.     ▶사랑을 위한 학교   (Futures Vedettes, 1955)   '프랑스의 매릴린 먼로' 브리지트 바르도의 초기 영화. 마크 알레그레 감독은 바르도의 섹시미를 최대한 활용, 향후 그녀가 세기의 섹스심볼로 떠오르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프랑스 에로티시즘의 거장 로제 바딤이 제작에 참여했다. 빈 음악학교 학생 소피(브리지트 바르도)와 엘리사(이자벨 피아)는 둘 다 노래 선생님인 테너 에릭 월터(장 마레)를 흠모한다. 에릭에게는 오직 그의 아내 마리만이 유일한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나 유명 오페라 가수 마리는 결혼보다 자신의 커리어에 더 몰두한다. 마리가 공연 때문에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이 잦아지자 에릭은 서서히 소피의 관능과 엘리사의 순정에 묻혀 자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달랜다.     ▶여섯 연인을 위한 게임    (L’eau a la bouche, 1960)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바로크식 대저택에 살고 있는 밀레나. 이제 막 세상을 떠난 그녀의 할머니가 남긴 유서가 공개될 즈음,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 밀레나의 과거 연인이었던 변호사 미겔은 손자 장 폴과 손녀 피피네를 부르고 이어 피피네의 애인 로버트가 도착한다. 로버트는 밀레나를 탐하고 피피네는 미겔을 연모한다. 그리고 하인 프루던스와 세자르도 이들 사이를 오가며 그들의 욕망을 채운다. 하룻밤 사이에 커플이 형성되고 아침이 되면 그들의 가면이 벗겨진다. 브리지트 바르도의 연인이었으며 프랑스 대중음악 샹송의 상징적 존재였던 세르주 갱스부르가 음악을 맡았다. 남녀의 본능적 사랑과 유혹이 가득 담긴 에로틱 코미디. 쟈크 도니올 벨크로즈 연출.     ▶부도덕한 순간 (La Denunciation, 1961)     쟈크 도니올 발크로즈 감독의 어둡고 야심에 찬 정치 스릴러. 전날 밤 스웨터를 잊어버린 나이트클럽으로 돌아온 미셸(모리스 로네). 그는 전날 살인자들을 목격한 연유로 뜻하지 않게 극우 언론인 살해 사건에 연루된다. 레지스탕스 시절의 동지이며 비밀 정치 조직의 일원인 엘리노어와 패트리스가 진짜 살인범이지만 경찰은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미셸을 살인 혐의로 기소하기에 이른다. 로네는 알랭 드롱의 대표작 ‘태양은 가득히’의 부잣집 아들 필립 역을 맡았던 배우이다.   김정 영화평론가흑백영화 프랑스 프랑스 영화계 모두 프랑스 외국어영화 전문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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